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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정위에서 정부와 노동계는 물론 경영계, 공익위원들까지 어렵게 합의해 권고한 사항을 정부가 입법과정에서 무시하면
어떨까. 사회적 합의기구인 노사정위의 기능과 권위를 정부 스스로 갉아먹는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어 노동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정부가 입법을 추진중인 ‘공공기관운영에관한기본법’에 대한 노사정위 공공특위 권고안. 노사정위 공공특위는 지난 5월30일 공공기관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 공공기관운영위원회와 각 공공기관 이사회에 노동계 대표가 참가하도록 하는 권고안을 채택해 정부가 입법과정에 반영할 것을 요청했다.
이 권고안은 노동계의 최소한의 요구를 담은 것이었고, 당시 정부도 “노동계의 참여는 경영투명성과 공공성 확보, 구성원의 자발적 참여 등 긍정적
기능이 있어 필요하다”는 권고문 내용에 동의했다. 이후 한국노총 공공노련은 권고안을 근거로 주무부처인 기획예산처에 줄기차게 입법에 반영할
것을 요구했지만 법안이 국회로 넘어간 지금까지 기획예산처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공공기관운영에관한기본법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현재 국회 운영위에 계류중이다. 정부여당은 오는 28일 입법공청회와 법안심사소위 등을 거쳐 연내에 법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공공노련은 “사회적 합의를 애써 외면하면서 자신들의 주장만을 고집하고 있는 기획예산처와 정부여당은 합의정신을 살려 즉각 노동계의
참여를 보장하도록 법안을 수정해야 한다”며 “공공기관의 자율책임경영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내용을 담고 있는 권고안조차 담아내지 못한다면
차라리 법안을 폐기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또 하나의 사례가 기획예산처가 정부투자기관 경영평가 지표에 퇴직연금제를 넣은 것에 대한
노사정위 공공특위 공익위원 권고안. 공익위원들은 지난 8월28일 정부투자기관 경영평가 지표 중 퇴직연금 항목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권고안을
채택했다. 퇴직연금이 예금자보호법의 대상이 아니므로 정부투자기관 노동자의 수급권이 악화되고, 장기근속자들이 세제상의 불이익을 받을
위험성이 높고, 특히 경영평가 지표에 넣는 것은 사실상 퇴직연금제 도입을 강제하고 있다는 것이 철회 요구의 근거였다. 이것은 현 퇴직연금제의
제도적인 문제점을 지적함과 동시에 정부투자기관 경영평가에 연계하는 것이 노사자율 사항인 퇴직급여보장법의 기본정신과 경영평가의 근본취지마저도
훼손하는 ‘강제도입’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공익위원들의 권고안과 노동계의 비판, 13개 정부투자기관 노조들의 도입 반대 결의에도
불구하고 기획예산처가 철회했다는 말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공공노련은 “경영평가를 통해 퇴직연금제 도입을 강제하는 것은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임금을 볼모로 한 전시행정의 극치이며, 명백한 불법행위고 노동자를 정부정책의 희생양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너무나 당연한 노사정위 공익위원들의
권고를 기획예산처가 즉각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화를 통한 합의를 노동계에 촉구하면서 스스로는 노사정위 권고안조차 수용하지 못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는 정부. 공공노련은 “이제 불합리한 관행과 제도적 모순을 시정하지 않고 말로만 자율경영을 내세우는 정부의 태도는 시정되어야
한다”며 “그 출발선에 이번 노사정위 권고사항을 이행하는 것이 놓여 있다”고 밝혔다.
이대호 기자 ho@labortoday.co.kr 2006-11-1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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