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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운영법, 시행령 제정을 주목하라[매일노동뉴스 기사]
작성일 : 2006-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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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운영법이 지난 22일 국회를 통과했다. 내년 4월1일부터 시행된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공공기관 지배구조 개편안을 들고 나온 이후 1년여 만에 314개 전체 공공기관을 관리하는 새로운 체계가 마련된 것이다. 법이 시행되기 전에 기획예산처에서 시행령을 만들고,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구성된다. 또 공공기관의 유형도 정부투자기관, 정부산하기관 등으로 분류하던 것에서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으로 재분류된다.
노동계는 법 제정 과정에서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노동계 인사 참가를 법에 명시하도록 관철시켰다. 또 각 공공기관 임원추천위원회에 사원들을 대변하는 외부 인사가 참가할 수 있는 근거를 시행령에 담도록 하는 성과를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최소한의 성과일 뿐이다. 당초 정부가 마련했던 법안에 빠져 있던 몇 부분을 삽입할 것일 뿐 기존의 정산법이나 정투법과 비교해 공공기관운영법이 개악된 측면도 있다.

공공기관운영법, 개선할 과제 많아

따라서 법 제정 논의 과정에서 배제되었던 근본적인 요구들과 법에 반영되지 못했거나 미흡한 부분은 시행령을 만드는 과정이나 장기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여전히 남아 있다.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는 공공기관 유형분류의 문제다. 공공기관운영법은 직원 정원이 50명 이상인 공공기관 가운데 총수입 대비 자체수입 비중이 50% 이상인 기관은 공기업으로, 50% 미만은 준정부기관으로 분류한다. 시행 첫해인 2007년에는 기존 정투법과 정산법, 민영화법 적용 대상 공공기관 94개 가운데 직원 정원이 50명 이상인 기관이 유형분류의 대상이 된다. 이후 전체 314개 공공기관으로 확대한다는 것이 기획예산처의 방침이다.
노동계는 자체수입 비중만으로 공공기관을 분류하는 것에 반대한다. 각 공공기관이 가진 고유한 설립목적과 특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상하수도, 전기, 가스, 공공택지․주택건설 등 공공성이 강한 공기업을 자체수입 비중이 높다는 것만으로 시장형공기업으로 분류할 경우 민영화의 전단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공기관운영법에서는 매년 공공기관의 유형을 재분류하고,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공공기관이 수행하는 기능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기관 통폐합, 기능재조정 및 민영화 등에 관한 계획을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재기 공공노련 정책실장은 “한전 같은 경우 국민생활과 밀접한 공공기관이지만 자체수입비중이 높기 때문에 시장형공기업으로 분류될 수밖에 없다”며 “이것은 결국 매각을 통한 민영화의 근거가 될 것”이라고 유형분류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따라서 공공노련은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이 같은 공공기관 유형분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공공기관의 특성을 반영한 분류기준을 제시할 것을 기획예산처에 요구할 계획이다.

공공기관 특성 반영한 유형분류 필요

공공기관운영법은 공공기관의 내․외부 지배구조를 혁신한다는 목적으로 제정됐고, 그 결과는 효율성이라는 이름으로 관리권과 통제권의 기획예산처 집중으로 나타났다. 이것을 견제하기 위해 노동계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와 각 공공기관 이사회와 임원추천위원회에 노동계 대표가 참가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법안 통과 과정에서 완전히 배제된 이사회 참가 문제도 해결해야 할 핵심과제 가운데 하나다. 배정근 공공노련 위원장은 “정부의 공공기관 지배구조 개편이 OECD의 가이드라인을 따르고 있는데 OECD 회원국의 2/3 이상이 노동자의 이사회 참가를 보장하고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정부가 융통성을 발휘해 노동자 참가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노정협의 과정에서 노조 대표 또는 노사협의회 대표가 임원추천위원회에 참가하기로 했던 부분을 기획예산처가 사원이 추천하는 외부인사로 방침을 바꾼 부분도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노동계가 바로잡아야 할 과제다.
민주노총 공공연맹은 좀 더 근본적인 과제를 제시한다. 박용석 부위원장은 “지배구조가 민주화 되어야만 공공기관 운영과 관련된 정책과 제도, 지침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여기에 친시장주의 인사들이 호응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공공기관운영위에 노동계 인사가 참여하는 것이나 임원추천위에 사원대표가 참가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각 기관별로 기관장, 임원, 이사회 등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공공기관운영위에 누가 참가할까

공공기관운영법에 따라 정부투자기관운영위원회와 정부산하기관운영위원회를 통합해 설치되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모든 공공기관과 관련된 최고 의사결정을 하는 총독부와 같은 존재가 된다. 여기에 노동계 인사가 1명 참가한다. 물론 기획예산처장관이 추천하고 대통령이 위촉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노동계와 사전 조율이 있을 것이다. 여기에 구체적으로 누가 참가할 것인가도 노동계가 조만간 결정해야 할 문제다. 공공부문 노조들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으로 산재해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노동계가 의견을 조율할지 주목할 부분이다.
공공기관의 지정과 해제, 신설, 경영공시, 기능조정, 경영실적 평가, 경영지침 등 공공기관의 관련된 모든 의사결정을 하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적정한 인물을 선택해 보내는 것은 앞으로 민주적 지배구조와 자율경영 쟁취라는 노동계의 근본 요구를 실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4월1일 법 시행 이전에 구성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결정해야 할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