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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정기국회 법안 제출, 사회적 논의
총대 멘다
저출산·고령화사회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노동자 '정년연장'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노동계는 물론 정부도 최근
정년연장 기업 지원책을 발표했고, 국회에서도 공청회가 열리는 등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청년실업 해소와의 상충, 인건비와 비용 증가 등
잠재한 논란거리 때문에 전면적인 사회적 논의는 더디기만 하다. 여기에 한국노총 공공연맹이 정년연장 ‘법제화’를 내걸고 총대를 멨다. 9월
임시국회에서 고령자고용촉진법과 공무원법, 공공기관운영법을 개정해 단계적으로 정년을 연장함은 물론 이를 어기는 사업주에 대한 처벌조항을 넣어
실효성을 확보하겠다고 나섰다. 공공연맹은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실과 함께 이미 개정안까지 만들어놨다. 경영계의 반대와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 속에서
법제화가 실현될지는 미지수지만 분명 정년연장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부터 정년연장을 가장 중요한
화두로 던지고 있는 배정근 공공연맹 위원장을 만났다.

-어떻게 정년연장 법제화에 착안하셨나. “2004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조위원장에
출마할 때 공약으로 걸었던 것이다. 공공기관은 3급 이하는 57세, 2급 이하는 60세로 정년에 직급차별이 존재한다. 당시는 3급 이하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해 차별을 없애는 것이 핵심이었다. 다 알 듯 우리나라는 급속한 고령화사회로 가고 있지만 사회안전망은 취약하다. 57세에 정년을
맞으면 충분히 일할 수 있는 나이인데도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다. 하나 있는 국민연금이 나오는 시기도 65세다. 이 7년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방법은 정년을 점진적으로 연장하는 것이다.”
-홍준표 의원과 법제화를 함께한 이유가 있다면. “정년연장은 기본적으로 노동조건
개선이다. 국회 환노위 위원장이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한국노총 가맹조직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하고 있는데 반응은
어떤가. “정년연장은 한국노총 대의원대회와 중앙위에서 정책사업으로 통과된 것이다. 산별위원장이나 지역본부 의장들, 노동단체
간부들을 만나보면 누구나 필요성에 공감한다. 정년연장은 노동자의 필수적인 요구사항으로 보면 된다.”
-언제 어떻게 법안을 상정할 것인가. “9월 정기국회에 먼저 법안을 상정하고
공청회를 거쳐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다. 올해 안에 관철시키는 것이 목표다. 여야를 막론하고 반대할 명분이 없다고 본다. 사각지대에 있는
청년실업 문제가 복병이 되지 않을까 싶다.”
-얼마 전에 김희선 의원도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었는데. “여든 야든 정년연장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것을 확인한 자리였다. 사회적 추세이기 때문이다. 배일도 한나라당 의원도 직급 차별 없이 정년을 60세로 단일화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경영계다. 많은 토론과 설득이 필요하다.”
-정부는 어떤 입장인가. “정부도 전부터 정년연장을 고민했다. 선진 각국이
겪었던 것을 우리도 겪어야 하는데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다. 노동부와 기획예산처 등이 고민했지만 시행은 못하고 있다. 기업과 공공기관에 대한
파급효과가 두렵기 때문이다. 정년연장 사업장에 개인당 30만원을 지원하겠다는 최근의 정부 발표 내용은 소극적인 유도책일 뿐이다. 법제화될 때만
강한 구속력을 갖는데 정부가 선뜻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노동계가 앞장서서 나서고 분위기를 무르익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정년연장은 임금피크제와 연동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사용자 입장에서야 단
한사람이라도 고용을 늘리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임금이 더 나가야 하니까. 기존 임금체계를 그대로 가져갈 것인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것인가는
노사간에 결정할 문제다. 법에서 임금피크제를 명시할 수는 없다. 사용자의 반발이 만만치 않겠지만 임금피크제와 연동된다면 비교적 저임금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청년실업 문제 때문에 정년연장을 반대하는 논리도 있다. 둘이 양립할 수 있는
것인가. “둘은 별개의 문제다. 청년실업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기업의 사업 확대를 통해 해소할 문제다. 정년연장은 기존
고용을 연장하는 것뿐이다. 그 숫자도 한정돼 있다. 회사 정원이 100명인데 사업을 확대해 정원을 150명으로 늘리면 50명을 더 뽑아야 한다.
이를 통해 청년실업을 해소해야 한다. 정년연장과 청년실업은 맥이 다르다.”
-정기국회에 법안이 상정되면 정부는 엄청난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이는데. “노동부장관 면담에서 정부는 정년연장을 필연이라고 인지하면서도 현실적으로는 예산이 수반되기 때문에 재원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변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정년연장 법제화의 파급효과는 공공기관뿐 아니라 민간기업에도 미치기 때문에 정부는 미온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자연적인 상태에서 해결되기를 바라는 모양인데 급속한 고령화사회 진행 속도가 이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결단이
필요하다.”
-법제화 추진 과정에서 파생할 논란은. “가장 큰 것이 청년실업문제고, 두
번째는 연공급을 폐지하고 직무급과 성과급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총의 주장과 동일한 것이다. 이 기회에 임금체계를 개편해 사실상 임금을
깎으려고 할 수 있다. 성과급과 직무급은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기업이 원한다고 받아들이면 노동자는 일만하고 처우와
보수, 성과를 제대로 못 받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 여기에는 신중해야 한다.”
-한국노총 규약 개정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2006년 2월
정기대의원대회에서 만든 개혁적인 임원선거규정을 시행해 보지도 않고 개악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뜻에 따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통과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 선거공영제를 하는 것은 좋은데 위원장 후보 2천만원, 사무총장 후보 1천만원의 공탁금을 걸어야 하는 것은 전형적인 노동귀족 문화의
일부분이다. 부르주아가 아니면 선거에도 못 끼는 체제를 만들고 있다. 후보 난립을 막으려면 공탁금을 둘 것이 아니라 추천인 수를 늘리는 것이
정석이다. 공탁금은 조합원의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이고, 정치권과 똑 같은 방법으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한국노총이
구태의연한 노동운동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절감했다. 분명한 반대의견을 제시할 것이고,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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