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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안 인터뷰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 배정근 위원장
“이젠 노동계가 나설 때다”
저출산·고령화 시대 정년연장은 시대적 요구 노동계 참여해야 공공성 회복
가능
한때는 방만 경영으로, 한때는 외유성 감사로 공공기관들은 뭇매를 참 많이 맞아왔다. 국민들의 불신 또한 크다.
하지만 주택, 수도, 도로 등 국민생활 전반에 두루 얽혀있는 공공기관의 역할은 무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계의 어깨가 무거운 것도
사실. 저출산·고령화 시대 준비를 위한 정년연장과 공공기관이 바로서기 위한 공공기관운영법 문제 등 요즘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이하
공공연맹)은 고민이 많다.

Q - 지금 이 시대에 정년연장이 필요한 이유는? A -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급속히 고령화가 진전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정년이 보통 57~58세고, 국민연금 수급시기가 65세부터인 것을 볼 때 그
6~7년의 공백동안 생계보장에 대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일자리를 갖고 있는 것과 갖지 않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다.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도 일을 못하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정부에서도 고령화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데, 이는 노동자 삶의 문제이기 때문에 노동계가
앞장서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 연맹은 2012년까지 60세-62세-65세 이렇게 3단계로 정년을 연장해 나갈 계획이다. 정년연장 이후의
고령 노동자의 인력활용에 있어서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2003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는 지양해야
하고, 앞으로는 정년 이후 고용에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는 정년연장형으로 가야한다.
고령자와 청년의 일자리는 겹치지 않는다
Q - 요즘 청년실업률이 굉장히 높다. 정년연장이 신규고용창출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는데? A - 그것은 잘못된 접근방식이다. 정년연장과 청년실업 문제는 별개다. 고령 노동자들의 일자리와 청년 노동자들의
일자리는 분명히 분류돼 있다. 정년연장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노동인구 감소부분에 대해 고령자 인력을 활용하자는 거다. 신규인력이 전문성을 갖기
위해선 많은 기간과 임금이 필요한데 정년연장을 하면 오랫동안 그 분야에 몸을 담았던 사람들의 전문성을 살려서 많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청년실업의 문제는 IMF 이후에 불거진 문제로 정부와 기업이 충분히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부분이다. 기업은 창출된 이윤을 바탕으로
사업의 확장이나 업무영역의 확대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을 할 수 있고 정부는 구인과 구직에 대한 연결고리를 생산해 줘야 한다.
Q - 공공기관을 둘러싸고 수익성과 공익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현장의 조합원들도 혼란스러워 하는
것 같다. A - 공공기관은 말 그대로 공익성을 우선시해야 된다. 수익성은 민간기업이 갖고 가야 할 부분이다. 단
공공기관이고 공사니까 수익성과 병행해서 균형을 맞춰가야 된다. 그런데 현재 공공기관운영에관한법률(이하 공공기관운영법)에 나와 있는 정부의
정책방향은 수익성에 치중하고 있다. 그러다보면 공익성이 쇠퇴하고 공익성이 져버려지는 상황들이 초래될 수 있다. 공공기관운영법은 기관의 유형을
국가공기업과 준정부기관으로 나누고 국가공기업군을 다시 시장형과 주식시장형으로 나눴는데, 시장형은 향후 민영화 방향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렇게 되면 현재 공공기관이 공공으로의 역할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돈 되는 기업’이라고 팔아버리는 정책오류를 범할 수 있다. 그런
부분에 있어 우리 연맹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Q - 자율성이란 어디까지인가? 국민세금으로 운용되는 특성상 민간기업에서의 자율성과는 다른 것
아닌가? A - 사기업의 자율은 그 속에 수익성이 내포돼 있다. 그리고 공공기관의 자율성에는 공공성이 포함돼 있다. 즉
공공기관의 자율성은 의자를 의자라 할 수 있고, 탁자를 식탁이라고 할 수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민간기업은 수익성을 위해서 의자를 긴 소파라고
할 수도 있지만 공공기관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공공기관의 자율경영을 보장한다고 하면 각 기관이 자율경영계획을 세우도록 하고 그것을 정부에서
검토하고 문제점은 시정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무작정 기관의 실정도 모르고, ‘이게 지침이다’ ‘이걸 따라라’ 하고 찍어내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의 자율성이 살아있을 때 공공성이 회복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공공기관은 정부의 정책을 수행하는 경직된 기관밖에
안 된다.
노동자 참여가 오히려 효율성 높일 수 있다
Q - 공공기관의 자율성은 투명경영·책임경영과 함께 고민돼야 할 부분이다. 공공기관의 투명경영과 책임경영을 위한
노동계의 역할은? A - 과거 공공기관을 부도덕한 집단, 불성실한 기업으로 매도할 때 임원들의 수뢰나 무리한 사업 확장
등을 문제 삼았다. 그런데 그 부분에 과연 그 기관의 직원들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이 있었을까? 그건 아니다. 러시아 유전개발이나 이런
것들은 기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정책의 외압에 의해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노동계가 기관장에 대한 아니면
구성하고 있는 임원에 대한 인사, 임원추천위 부분에 확실하게 낙하산 인사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 공공연맹은 기관 내 이사회와 운영위원회에 노동계의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민간기업에서도
노동조합의 경영참여에 대한 논란이 많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A - 우리나라는 사용자 계급과 노동자 계급을 완전히
분리시켜서 실제 경영을 하는 사람들만을 사용자로 한정 짓는데 경영의 대상은 전체 종사자로 봐야 한다. 98년 경제위기로 구조조정 문제가
대두됐고, 고용안정이 가장 현실적인 문제가 됐다. 고용안정은 달리 말하면 생존권의 문제다. 회사가 도산되거나 폐업되면 노동조합도 존재할 수
없다. 직장도 존재해야하고 노동자도 존재해야 하기 때문에 노동자 입장에선 동일 선상에서 같이 경영을 참여하고 끌어가는 것이 시장에서 함께 살 수
있는 윈-윈 방법이라고 보는 거다. 그렇게 되면 더 효율적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또 노사간 분쟁의 고리도 더 줄어들 것이다.
노동계가 참여한다고 해서 그 전체적인 흐름을 바꿔놓을 수는 없다. 단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해 개선시키는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다.
함지윤 기자 jyham@labor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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