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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2번 배정근 사무총장 후보 인터뷰"정권 활용하는 한국노총 만들겠다'
작성일 : 2011-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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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집행부 정권에 끌려다녀 … 정권 활용하는 한국노총 만들겠다'

정기훈 기자 ⓒ 매일노동뉴스

 

“한국노총이 언제까지 정권에 끌려 다니면서 하수인 역할을 해야 합니까. 노조활동의 근간을 흔드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은 한국노총이 정권의 시녀로 전락한 결과입니다. 공공기관노조의 위원장으로서, 공공연맹의 수장으로서 대정부교섭 분야에서 검증된 실력이 있습니다. 정치적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배정근이 정권을 활용하는 한국노총을 만들겠습니다.”

 

기호 2번 배정근(53) 사무총장 후보는 지난 11일 오후 서울 당산동 전택노련 사무실에서 <매일노동뉴스 designtimesp=17878>와 만나 “사실은 위원장 후보로 출마하려 했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장석춘 집행부와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웠던 탓에 출마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불출마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던 차에 문진국 위원장 후보가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배 후보는 “성품이 깨끗하고 후배를 포용할 수 있는 넓은 품을 가진 존경하는 선배인 문진국 후보를 믿고 임원선거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 출마를 결심한 배경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공노동자들이 희생양이 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공공기관 선진화라는 명분으로 조직개편과 인력감축·민영화와 인건비 삭감 등이 추진됐다. 공공연맹 위원장으로서 정부와 협상을 이끌며 부단한 노력을 했다. 조합원들의 고용을 지키고 구조조정의 대부분을 막아 냈다. 대졸초임 삭감만은 끝내 막지 못해 지금도 아쉽다.

노조법 개정 과정에서 끝까지 반대투쟁을 전개해 ‘반이명박 정권 인물’로 찍혔다. 국무총리실에서 나를 사찰한 이유다. 한국노총이 정권에 끌려 다녀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정권의 시녀가 아닌 정권을 활용하는 한국노총을 만들고 싶었다.”


- 문진국 후보와 러닝메이트를 이뤄 의외라는 반응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선배다. 성품이 깨끗하고 품이 넓다. 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덕목인 조직화합능력과 도덕성을 두루 지녔다. 처음 사무총장직을 제의받았을 때 한국교운총련(KTF) 조직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고심했던 것도 사실이다. 개인의 영달을 위해, 정계에 진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국노총 임원에 출마하는 모습을 여러 번 목격했다. 그러나 문 위원장 후보는 달랐다. 임기 중 정계 불출마선언을 하자는 정책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또 당선된다면 위원장 중간평가를 받겠다는 의지도 굳건했다. 여러 부분에서 공감대가 형성됐다.”


“교량 역할과 정치 역량, 자신 있다”


- 한국노총 사무총장 후보 배정근의 강점은 무엇인가.

“한국노총에서 사무총장의 역할은 막중하다. 사무총국 전반을 관할하면서 대외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친다. 산별연맹과 지역본부·현장 조합원을 이어 주는 교량 역할과 대정부교섭을 위한 정치 역량이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다른 후보보다 월등하게 유리하다. 공공연맹 위원장을 하면서 대정부교섭을 숱하게 했다. 공공노동자 정년연장을 위해 배일도 전 한나라당 의원을 통해 공무원 정년연장 법안을 발의했고 현실화했다. 공기업 선진화계획으로 인한 공공기관 인력감축 문제도 조합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

 

노조가 정권의 밑에 들어가 하수인이 돼서는 안 된다. 하지만 노조에게 여당이든 야당이든 정치적 관계가 필요하다. 나는 다른 후보에 비해 대정부, 대국회에 폭넓은 인맥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한다.

 

한국노총 위원장이 독단적으로 판단을 내리는 것은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다. 노조법 개정 과정에서 나타났던 문제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사무총장은 귀를 열어 놓아야 한다. 조합원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민주적 의사결정을 통해 중요한 결정을 하도록 하겠다.”


- 투쟁적이고 추진력이 강하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에 비타협적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오히려 더 잘할 수 있다. 반대를 위한 반대는 비토다. 발전적인 비판을 통해 조직은 발전하고 운영된다. 조직 내에 토론문화를 활성화하고 의견수렴 창구를 갖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문 위원장 후보와 러닝메이트를 이뤄 호흡도 잘 맞는다. 문 위원장은 후배를 아끼고 포용력도 넓다. 우려할 일은 전혀 없을 것이다.”


- 당선되면 가장 먼저 추진할 과제는.

“무엇보다 조합원의 고용안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98년 경제위기 이후 고용안정에 많은 역점을 두고 노동운동을 해 왔다. 한국노총이 조합원의 고용과 처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앞으로 할 일이 많을 것 같다. 현장을 돌아다녀 보니 한국노총이 그동안 정권의 시녀 역할을 해 노조의 근간이 무너져 내렸다고 말하더라. 노조활동도 상당히 위축됐다. 죽어가는 노조를 살려 내기 위한 방법론을 연구해야 한다. 노조법 개정이 관건이 될 것이다.

 

노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연대와 신의다. 지금도 다들 연대를 말하지만 행동으로서 실천하지는 못하고 있다. 한국노총의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 진정성을 회복하려면 조합원에게 먼저 다가가야 한다. 공공연맹 위원장으로서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과 함께 공공부문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한 경험이 있다. 조직이 달라도 노동자로서의 동질성을 서로 확인한다면 연대할 수 있다. 노동자의 고용안정과 권익을 위해서라면 민주노총과도 연대해야 한다. 지난 공공부문 연대 경험이 자산이 될 것이다.”


[약력]


2000년 건강보험직장노조 위원장(2선)

2003년 해고 및 사법처리

2006년~현재 공공연맹 위원장(2선)

2007년 노사정위 공공부문 위원

2008년 한국노총 부위원장

 

조합원 1명 부당전보 해결하려다 해고 

85년 당시 의료보험공단에 입사해 2000년 건강보험직장노조 위원장에 선출된 배정근 사무총장 후보는 조합원 1명의 부당한 전보인사에 항의하다 해고된 경력이 있다.

 

“부산에서 만성신부전증을 앓는 아내와 가정을 꾸리고 있던 조합원이었어요. 갑작스럽게 서울 강남지사로 발령이 난 겁니다. 저를 찾아왔더라고요. 노조 위원장 임기가 만료되고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있을 때였는데, 노조와 경영진이 이 문제를 놓고 다투다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했어요. 그것 때문에 해고까지 됐죠.”

배 후보는 '노조 간부라면 희생 앞에 주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동운동을 하는 사람 중에는 문장력이나 언변이 뛰어난 인물이 많아요. 그런데 노동운동은 행동으로 하는 것이지 말로 하는 게 아니거든요. 실천가가 필요해요. 때로는 개인의 희생이 따를 수도 있어요. 노조간부라면 희생 앞에 주저하지 말아야 합니다.” 


김미영 기자  ming2@labortoday.co.kr

2011-01-14 오전 8:12:15  입력    ⓒ매일노동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