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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교섭 없는 직무급제는 반쪽짜리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이다
고용노동부 김영훈 장관은 지난 8월 7일 <매일노동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의 법제화를 위해 직무급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직무 분석 없이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불가능하다”며, 직무가치 평가를 전제로 임금 표준을 설정하고, 이를 위해 고용노동부 내 임금정책 전담부서를 신설해 직무·직위·근속별 임금 분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김 장관이 구상하는 직무급은 과연 기업별 임금결정 구조 안에서 내부 형평성만 맞추는 기업별 직무급제인가, 아니면 산업 전체의 외부 형평성까지 아우르는 산별 직무급제인가.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첫째, 정부의 직무분석과 평가 결과에 대한 노사합의가 가능해야 하며, 둘째, 직무급이 전국적, 혹은 산별적으로 표준화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동일 직무의 임금격차를 줄이고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 차별을 해소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한국의 임금결정 구조는 기업별 교섭 중심이다. 이런 구조에서 직무급이 기업 단위로 도입되면 기관·기업 간 격차는 그대로 남는다. 직무 난이도와 가치 평가를 둘러싼 노사·노노 간 이해 충돌 가능성도 높다. 장관 스스로 인정했듯, 현재 한국에는 산별임금 표준은 물론 산별 교섭 구조조차 없다. 최근 몇 년간 윤석열 정부가 공공기관에 도입한 직무급제는 동일한 총인건비 구조 안에서 임금을 개인에게 어떻게 배분할지만 다뤘다. 그 결과, 기관 간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임금체계 변경은 노동자의 중요한 노동조건 변화이며, 국가 임금체계의 전환은 특정 부처만의 과제가 아닌 모든 노동자의 문제다. 정부가 진정으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을 실현하고자 한다면, 먼저 노조법 2·3조 개정을 통해 초기업별 교섭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공공부문 노정교섭을 제도화하고, 산별 교섭 체계 구축을 위한 법적·제도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 그 틀 위에서만 임금체계 개편 논의가 가능하다.
산별 교섭 없는 직무급제는 반쪽짜리 개혁이며, 결국 기관 간·기업 간 격차를 고착화할 뿐이다. 우리는 정부가 기업별 직무급제 추진을 중단하고,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의 실질적 실현을 위한 산별 교섭 구조부터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5.08.11
한국노총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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