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국회 본회의에서 김병기 의원이 대표발의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됐다.
이번 개정안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재정경제부 장관 소속 자문기구에서 독립성이 강화된 행정위원회로 전환하고, 민간위원 확대와 민간 공동위원장 도입, 사무기구 설치 등을 통해 공운위의 위상과 대표성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공운위는 공공기관의 지정과 해제, 경영평가, 기능조정, 임원 임면 등 공공기관 운영 전반에 막대한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정부 중심의 폐쇄적인 구조로 운영돼 왔다. 이번 개정은 정부의 일방적 통제를 완화하고 공공기관 운영의 투명성과 민주성을 높이기 위한 의미 있는 첫걸음이다.
우리 연맹은 공공기관 지배구조 개혁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국회의 결정을 환영한다.
다만 법안 처리 과정에서 여야가 충분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은 아쉽다. 공공기관의 독립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문제는 특정 정당이나 정파의 이해를 넘어 국민에게 더 나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국가적 과제다.
국민의힘도 이번 개정안에 대해 제기해 온 우려가 있다면 이를 구체적인 대안과 제도 보완책으로 제시하고, 향후 후속 입법 논의에 책임 있게 참여해야 한다. 여야 모두 정쟁을 넘어 공공기관의 투명하고 민주적인 운영을 위한 제도 개선에 적극 협력하기를 촉구한다.
이번 개정안의 통과가 공공기관 개혁의 완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공운위의 조직과 위상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정부 지침에 의해 공공기관 노동자의 임금과 노동조건이 일방적으로 결정되는 구조를 바로잡을 수 없다.
공공기관 노동자의 임금은 기관별 노사가 교섭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부가 결정하는 총인건비 인상률과 예산운용지침, 경영평가 기준에 의해 사실상 통제되고 있다. 정부가 실질적인 결정 권한을 행사하는 만큼 노동조합과의 협의에도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
국제노동기구(ILO) 역시 정부 지침이 공공기관 노동자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정부 지침 수립 과정에 공공기관 노동자를 대표하는 노동조합이 완전하고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정례적인 협의체계를 마련할 것을 대한민국 정부에 권고했다.
이제 국회는 이러한 권고를 이행하고 공공기관 노정교섭을 제도화해야 한다. 이를 위한 핵심 과제가 바로 공공기관 보수위원회의 설치다.
보수위원회는 형식적인 자문기구에 그쳐서는 안 된다. 노동계 당사자의 직접 참여와 노정 간 실질적인 협의를 보장하고, 총인건비 인상률과 예산운용지침, 임금격차 개선 등 임금·노동조건과 관련된 주요 사항을 사전에 심의하는 법정기구로 설치돼야 한다.
그럼에도 보수 분야 분과위원회 설치와 노동계 참여의 제도화를 담은 공운법 개정안은 여전히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에 머물러 있다. 공운위의 독립성과 위상을 강화한 이번 개정이 실질적인 공공기관 운영 민주화로 이어지려면 보수위원회 관련 후속 입법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공운법 개정의 진정한 완성이 노동자의 참여와 노정협의 제도화에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조속히 경제재정소위원회를 열어 보수위원회 관련 법안을 심의하고, 여야는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책임 있게 협력해야 한다.
우리 연맹은 공공기관의 민주적 개혁과 실질적인 노정교섭 실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며, 정부와 국회의 후속 입법 과정을 주시할 것이다.
2026년 8월 26일
한국노총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