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책적 실패가 예견되는 공기업 강제이전
수도권
소재 180여개 공기업을 여기저기로 옮기는 문제로 국가가 난리법석이다. 국무총리는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에 소극적인 경영진은 문책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참여정부의 총리가 오만과 독선으로 가득한 채 거리낌없이 협박하는 모습에 실망과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다. 공공기관을 정권의
하수인 정도로 생각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행태다.
이전대상
기관의 직원이라면 업무와의 연관성과 효율성 등 엄격한 기준에 따라 본거지를 옮기는 문제를 따져볼 권리와 의무가 당연히 있다. 수백명 직원들의
생활터전이 바뀌는 근로조건의 중대한 변화이므로 노동조합과의 협의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정부는 선거 등 정치적 이해에 매달려 '윽박지르기식'으로 공공기관의 등을 떠밀고 있다. 뚜렷한 청사진도 없이 신행정수도 건설과 더불어 내친 김에
공공기관 이전도 밀어붙여보자는 식으로 막 나가고 있다.
석유공사는
현재 12개국 19개 해외광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유전개발 부문 매출액이 전체 매출액의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2009년에는 80%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연간 해외출장 인원이 본사인원 대비 70%에 육박하고 있으며 해외 유력인사 및 관련전문가들의 방문도 급증하고
있다.
원유
자주개발율이 10%도 안되는 에너지 불안감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국가비상 사태시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해외유전 개발과 세계 메이저
석유회사들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형성하면서 원유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도권을 떠나 먼 지방에 있으면 이런 업무 추진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겠는가.
또한
장기적으로 해외자원개발 전문기업을 육성하여 민영화한다면서 지방으로 가라고 하는 것은 앞뒤가 안맞는 억지논리이다. 민영화된 뒤에 본사를 다시
유리한 지역으로 옮기겠다면 그때도 정부가 나서서 막을 것인가. 아니면 공기업 민영화를 금하는 법이라도 만들 것인가.
한편
우리공사의 경우 이미 전국의 주요지역에 대형 비축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민원을 피하여 기지를 설치하다 보니 주로 교통이 불편한 낙후지역에 위치해
있다. 대부분이 수십만평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방대하다. 국가균형 발전에 이미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본사의 지방이전이 정부에서 생각하고 있는
정도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은 현실과 상당한 괴리감이 있으며 정책적 실패가 이미 예견되어 있다.
지역균형이라는
논리만 앞세워 우격다짐식으로 억지로 지방으로 보낸다면 지역특성을 살리려다 공기업을 죽이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국익과 국부창출에 역행함은 물론
공기업을 억지로 이전시켜 쇠락의 길을 걷게한다면 그 누가 책임질 것인가. 이로 인하여 발생하는 모든 피해와 고통은 직원들과 그 가족들이 고스란히
떠안을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우리
석유공사 노동조합은 정부의 불확실한 정책수행의 희생양이 되지 않을 것이며, 객관적으로 납득할만한 정부의 정책수단이 있지 않다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막을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밝히는 바이다.
2005. 4. 29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한국석유공사노동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