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논리 도입…불투명한 임금체계, 혹독한 노동강도 노출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마사회가 경쟁논리를 이유로 경주마를 관리하는 마필관리사들의 열악한 처우에 대한 관리감독을 사실상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6일 전국경마장마필관리사노조와 경마공원에 따르면 부산경남경마공원은 2005년 개장과 동시에 서울과 달리 미국식 선진경마를 접목시킨다는 이유로 철저하게 경쟁체제를 구축해왔다.
㈔조교사협회가 마필관리사를 채용하는 시스템인 서울과 달리 부산은 32개 마방 조교사가 230여명의 마필관리사를 개별고용하는 시스템으로 바꿨다.
마주와 조교사, 기수, 마필관리사들의 고정임금과 경쟁임금 비율도 서울은 약 9대 1이지만 부산은 6대 4 정도로 상금 등 경쟁임금을 높여 마방간의 경쟁을 유도했다.
이런 경쟁은 부산과 서울 교류경주 때 대부분 부산 출신 경주마들이 서울 경주마를 압도적으로 이기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조교사와의 개별 고용관계에서 약자인 마필관리사들은 경쟁으로 인한 혹독한 노동환경에 직접 노출됐다.
보통 오전 4∼5시부터 시작된 마필관리사의 업무는 마방관리, 경마일 출주마 관리, 발주·능력검사, 사료주기, 경주마 운동으로 오후 4∼5시까지 빡빡하게 이어진다. 한달에 10여일가량 돌아오는 밤 당직도 큰 부담이다.
경주마를 다루다 보니 타박상은 예사이고 뼈가 부러지지 않는 이상 출근을 해야 된다는 것이 관리사들의 전언이다.
마사회가 마필관리사 1명당 3.1마리가 적정 관리 경주마라고 밝혔지만 부산의 관리사들은 현재 4마리가 넘을 정도로 업무강도가 높은 상태다.
관리사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개별 사업자이자 사주인 조교사와의 관계다. 마방간의 이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조교사의 말은 곧 법이어서 업무지시를 일방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다.
또 마주(80%), 조교사(7%), 기수(7%), 관리사(6%)의 상금 몫이 정해져 있는 서울과 달리 부산은 이런 종속관계로 인해 별도의 관리사 몫 없이 사실상 조교사가 주는 대로 상여금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올해로 9년차인 부산경남경마공원의 한 마필관리사는 "조교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했지만 고정임금 160만원 외에 상여금(경쟁임금)은 들쭉날쭉"이라며 "내가 월급을 얼마나 받는지에 대한 근거를 알 수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다른 마필관리사는 "부산의 조교사들의 평균임금이 전체 상금 비중이 부산보다 많은 서울보다도 높은 것으로 안다"며 "관리사들의 몫을 조교사들이 사실상 착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2011년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7년간 일했던 박모(당시 34세)씨가 자살하면서 마필관리사의 열악한 처우가 도마에 올랐지만 2년여가 흐른 지금에도 휴일수당 신설 등을 제외하면 달라진 것은 없다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부산경남경마공원의 한 관계자는 "성적에 따라 경쟁임금을 배분하는 것은 당연하며 경쟁논리의 도입으로 경마의 수준이 한층 높아졌다"며 "조교사에게 관리사 1인당 평균 임금(460만원)을 제시하고 있지만 개별사업자인 조교사에게 경쟁임금 배분을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조교사들의 관리사 임금 집행률을 1년에 두번 확인, 매년 마방대부계약 때 점수반영하는 방식으로 관리감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런 마사회의 논리에 대해 전국경마장마필관리사노조 관계자는 막강한 권한은 행사하면서 그에 대한 책임과 관리감독은 회피하는 행태라고 반박했다.
이혜경 관리사노조 정책실장은 "경마시행계획은 물론 조교사와 기수 면허심사, 마방대부심사에서 마필관리사 자격배부권한까지 쥔 마사회가 개별사업자라는 이유로 조교사의 관리사에 대한 부당노동행위를 방관하고 있다"며 "선진경마 도입 취지에 맞게 마사회 역시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필관리사들의 열악한 처우가 알려지자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6일 부산경남경마공원을 찾아 관리사들의 실태를 점검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은 의원 측 관계자는 "부산경남경마공원의 마필관리사는 공공기관인 마사회가 고용승인권을 가지면서도 개별고용의 형태를 띠는 특이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며 "사실상 사용자인 마사회가 직고용을 피하기 위해 위장고용을 한 것인지 법리적 검토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로 인해 마필관리사들은 고용불안과 단일사업장으로는 최대 산재발생율(연간 13∼14%) 현실에 놓여있지만 법적보호를 받을 수 없는 현실"이라며 "또 개인사업자로 분류되는 부산경남 조교사들이 서울처럼 조교사협회를 통해 마사회와 단체교섭을 할 수 있도록 문제제기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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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3-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