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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5일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군자영업소의 위탁업체가 대로기업에서 (주)흥현(대표이사 김동현)으로 바뀌었다. 군자영업소에서 근무하던 요금징수원은 모두 75명. 하지만 새로 영업소를 운영하게 된 (주)흥현은 영업소의 정원을 62명으로 조정하면서, 자연감소된 3명을 제외하고 모두 10명의 직원들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길게는 16년에서 짧게는 6년 동안 톨게이트 영업소에서 일해 왔던 징수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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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연맹 |
정원은 62명, 누가 정해준 건가?
한국노총 공공연맹 전국톨게이트노동조합(위원장 송미옥)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그도 그럴 것이 계약해지된 10명 중 6명이 노조 간부인 지부장, 사무국장, 회계감사 등을 포함한 조합원들이었기 때문이다. 전국톨게이트노조는 지난 7월 24일부터 한 달 가까이 군자영업소에서 천막 농성을 진행 중이다.
(주)흥현 측은 “외주위탁을 주는 한국도로공사에서 영업소의 정원을 62명으로 받아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서 고속도로 통행량을 기준으로 각 영업소의 적정 근무 인원을 산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공사가 엄연한 별개의 법인인 영업소 위탁업체의 고용 인원을 좌우할 권한은 없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와 같은 계약해지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한국도로공사는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
천막농성에 돌입한 이후 노조는 두 차례에 걸쳐 사측과 교섭을 가졌다. 노조는 이 자리에서 자연감소로 62명의 정원이 맞춰질 동안 중소기업청 잡셰어링 제도와 무급휴직 등을 통해 고통을 분담하는 대신 계약해지자들을 전원 복직시켜달라고 요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에 대해 김동현 대표이사는 “위탁계약 기간인 4년 동안 벌어서 평생을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한 푼도 양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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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까지 전 영업소 외주화
고속도로 톨게이트 판교영업소에서도 지난 2012년 1월 마찬가지로 위탁업체가 변경되면서 노동자 3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구리나 성남, 남인천 등 계약기간이 종료되고 새로 위탁업체가 들어올 때마다 톨게이트 요금징수원들은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톨게이트 영업소의 외주 위탁은 지난 1995년부터 시작돼 2009년 1월까지 모든 영업소의 외주화가 끝났다. 톨게이트 영업소를 비롯한 한국도로공사가 직영했던 다양한 업무들이 현재 외주화된 상태이며, 주로 한국도로공사 출신의 희망퇴직자들이 업체를 만들고 위탁을 받아 왔다. 정규직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컸던 한국도로공사가 희망퇴직을 권장하기 위해 공사 출신 퇴직자가 설립한 외주업체와의 계약에 있어서 많은 혜택을 줘 왔던 것도 사실이다.
한국노총 공공연맹은 “이들 위탁업체의 대표자들은 관리능력이 부재한 것은 물론, 노사관계 및 책임의식도 결여돼 있으며, 오로지 노동자들을 이용해 돈벌이에 급급한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국도로공사의 한 관계자는 “매관매직한 지방관이 본전을 되찾고 거기에 본인 몫을 남겨 먹기 위해 백성들의 고혈을 쥐어짠다는 옛 이야기가 떠오를 정도”라고 밝히기도 했다.
비단 고속도로 톨게이트 영업소의 사례가 아니더라도, 외주 용역업체의 교체로 인한 고용불안 문제는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진짜 문제는 여기에 대한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한국도로공사의 입장에선 이와 같은 사안은 “외주기업 고유의 경영사안”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에 반해 노동조합은 “실질적인 열쇠를 쥔 것은 한국도로공사”라고 주장한다. 한국도로공사가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면 사태가 금방 해결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 2012년 판교영업소의 위탁업체가 광동기업으로 바뀌면서 10년 이상 근무한 3명의 징수원이 계약해지됐다. 노사 당사자인 전국톨게이트노조와 광동기업의 의견차는 좁혀지지 않았으며, 갈등은 갈수록 깊어져 갔다. 당시 상황을 중재하고 계약해지된 직원들을 복직시키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던 것은 한국도로공사의 역할이었다. 송미옥 위원장은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도로공사가 책임 소지를 힘없는 용역업체와 노동자들에게 떠넘기고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노총 공공연맹은 용역업체를 변경할 때에도 고용승계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관련 법 정비를 통해 명문화하면서 외주위탁 고용불안 문제를 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계약기간 갱신마다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대책에 간접고용 비정규직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공공연맹은 또 앞서 주장한 내용들이 정부와 국회가 할 몫이라면 한국도로공사 역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대부분의 불편사례들이 편법적인 외주화 때문에 비롯되는 것이니만큼, 톨게이트 요금징수원들을 한국도로공사가 직접고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나아가 이와 같은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예측 가능한 각 톨게이트 영업소 인력운영계획을 수립하고, 노동조합과 사전 협의 및 대책 마련을 정례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무더위 속에서 천막농성을 이끌어가고 있는 전국톨게이트노조는 지난 8월 10일부터는 청와대와 시청광장에서 1인 시위도 함께 진행 중이다. 송미옥 위원장은 “사측에 임금교섭을 요구한 상태이며, 해고된 조합원들이 복직되지 않는다면 조정을 거쳐 파업까지 감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톨게이트 군자영업소의 고용불안은 단지 한 영업소에만 그치는 문제가 아니다. 전체 영업소가 이미 외주화된 상태에서 다른 영업소에서도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 문제가 어떻게 풀리는지에 따라 향후 고속도로 영업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고용문제도 좌우될 수 있는 문제다. 이 때문에 당사자들만의 문제로 치부해 손 놓고 있을 것이 아니라 한국도로공사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이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