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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11.20)] "공공기관 파티 끝났다"더니.. 낙하산 옹호
작성일 : 201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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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단독]“공공기관 파티 끝났다”더니… ‘낙하산’ 옹호 오창민 기자 riski@kyunghyang.com
 
ㆍ기재부 고위인사 “무조건 잘못됐다는 인식 동의 못해”
ㆍ친박·모피아 등 임명 노골화… 개혁 출발부터 어긋나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가 “공공기관 기관장에 ‘낙하산’ 인사를 임명하는 것이 무조건 잘못됐다는 인식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재부가 공공기관 기관장이나 감사 등 주요 보직에 정치권 출신이나 박근혜 대통령 측근 인사를 임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기재부는 전국 295개 공공기관의 관리·감독권을 갖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경향신문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공공기관장의 중요한 덕목은 리더십이지 꼭 그 회사를 잘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내부 인사 중에서도 형편없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요한 것은 낙하산 여부가 아니라 공공기관에 임명된 사람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조치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근혜 정부 초기 기재부는 공공기관장에 관련 분야 전문성이 떨어지는 사람은 임명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월 당선인 시절 공공기관 인사와 관련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낙하산 인사는 새 정부에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권을 중심으로 대선 승리에 공이 있는 친박근혜(친박) 인사를 공공기관장에 선임하라는 압력이 계속 이어져 이 같은 방침을 유지하기가 불가능해졌다. 새누리당 정우택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에게 “공공기관 임원 선임 시 원외 당원협의회 위원장을 배려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공공기관장의 낙하산 인사 임명은 더욱 노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기재부는 지난 22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김학송·김성회 전 의원 등 전직 여당 의원들을 한국도로공사와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에 각각 내정했다. 대표적인 친박 인사인 김학송 전 의원은 지난해 대선에서 박근혜 캠프의 유세지원단장으로 활약했다. 김성회 전 의원은 지난 10·30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에서 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서청원 의원에게 출마를 양보했다. 두 인사 모두 공기업 경영에는 문외한이고 리더십도 검증받지 못했다.

이미 박근혜 정부 들어 임명된 공공기관장의 45%가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 장하나 의원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박 대통령 취임 후 임명된 78명 중 34명(45%)이 대통령 측근이거나 대선 당시 선대위에 참여했다.

공공기관장에 기재부 출신 인사의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22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유재훈 신임 사장을 선임했다. 유 신임 사장은 행시 26회로 기재부 국고국장과 금융위원회 대변인 등을 지냈다.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 원장은 정부가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은행 행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행시 27회로 ‘모피아(MOFIA·옛 재무부의 영문 약칭 MOF와 마피아의 합성어)’로 분류되는 김 전 원장은 2011년 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아 파면됐지만 지난달 31일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낙하산 인사로 정부의 공공기관 개혁은 첫발부터 진흙탕에 빠졌다. 현오석 부총리는 지난 14일 “(공공기관의) 파티는 끝났다”며 내달 초 강도 높은 공공기관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지만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