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막무가내 인사’
ㆍ홍보담당을 식당 카운터로, 회계 경력직은 기념품 매장으로… 노조 위원장은 해고 ㆍ노조 “사장 사퇴 성명에 대한 보복” 재단 측 “인사 원칙 따른 것” 해명
경영기획팀에서 일하던 ㄱ씨는 지난 10월 재단의 인사명령을 받은 뒤 한동안 말을 잊었다. 홍보업무를 해왔던 그에게 ‘식음료총괄 매니저로 일하라’는 것이었다. ㄱ씨는 현재 식당 카운터에서 주문받는 일을 하고 있다. 7년 전 회계 경력직으로 입사한 ㄴ씨도 같은 시기에 ‘상품총괄 매니저’로 발령났다. 5년 넘게 회계 업무를 맡아온 ㄴ씨는 기념품 매장에서 근무 중이다. 이들은 “인사가 부당하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전직을 취소해달라는 구제신청을 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립박물관문화재단(사장 김선득·사진)에서 최근 일어난 일들이다. 직원들의 ‘불만’을 부르는 인사는 ㄱ·ㄴ씨만의 경우는 아니었다.
지난 7월 ㄷ사무국장은 사표를 내고, 팀장급 직원 6명은 집단 보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당시 보직 사퇴서를 낸 ㄹ씨는 “직원들을 향한 김선득 사장의 인격 침해성 발언과 잦은 마찰로 인해 더 이상은 현직에 일할 수 없어 항의차원에서 보직 사퇴서를 냈다”고 말했다.
지난 8월에는 재단 직원 80여명 중 61명이 김선득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당시 직원들은 “김 사장은 그동안 계속된 인사전횡과 재정부실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지난달에는 노동조합 위원장인 안모씨를 해고하고 직원 최모씨에게는 정직 3개월을 내리는 등 직원 7명을 징계 처분했다. 노조는 “김 사장에 반대하는 직원들에 대한 보복인사”라며 “재단에 재심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인사문제는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다. 민주당 유기홍 의원은 “김 사장 취임 후 정직원 43명 중 16명이 퇴사했을 정도로 인사 전횡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혜자 의원 역시 “매년 흑자였던 재단이 김 사장 취임 이후 9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고 지적했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 노조 측은 6일 “김 사장이 자신의 의견에 반하는 직원들을 내보내고 조직을 맘대로 운영하기 위해 인사권을 남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과거에도 김 사장은 행정팀 직원을 분식점으로 발령 내는 등 인사를 전횡해 왔다”며 “김 사장 재임 1년10개월 만에 이를 견디지 못한 팀장급 이상 직원 9명이 사표를 냈을 정도”라고 밝혔다.
재단 측은 그러나 “해고된 안씨는 직원 대표로서 사장을 협박·모욕했고, ‘사장이 재단의 재정 파탄 원흉’이라는 허위사실이 담긴 성명서에 직원들이 서명하도록 선동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인사 조치에 대해서는 “모두 기존 인사 이동 원칙에 따른 것”이라며 “ㄱ씨는 대리 직급에 비해 오히려 파격적인 혜택을 준 것으로 볼 수 있고, ㄴ씨는 직원 역량강화 측면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민주당은 김 사장을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사례로 지목했다. 2011년 10월 재단 사장으로 취임한 김선득 사장은 2007년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대선캠프 정책위원회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국립박물관의 편의시설 운영 및 문화사업 추진 업무 등을 맡은 기관이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