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기자회견문 :
사회양극화해소를 위한 노사정위 협상재개 기자회견문
우리 사회는 급격한 환경변화와 안팎의 각종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과거 급속한 불균형 압축 성장의 모순이 드러나면서, 한국경제는 내수침체와 성장 잠재력의 훼손 등 지속가능한 발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양극화와 이중구조의 심화로 표현되는 불안정성과 불공정 등으로 인해 사회통합은 크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한국노총은 평등하고 공정하며 안정적이고 균형적인 노동시장으로 정의로운 전환을 위하여 그동안 협상과 투쟁을 전개해 왔습니다.
4월 8일 결렬되었던 노사정위 협상은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요건 완화 등 1900만 노동자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양극화를 오히려 심화시키는 것으로서 한국노총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내용을 고수했을 뿐만 아니라, 초 단시간 내에 성과도출을 목표로 하는 조급성 때문에, 원칙과 기준이 없이 사회적 대화가 추진된 결과입니다. 다시 대화와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이 같은 문제가 선결적으로 정리되지 않는다면 사회적 대화는 또다시 무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정부와 노사정위원회는 일반해고, 취업규칙 임의변경 등 불가사항에 대해 일방적으로 추진해서는 안 될 것이며, 모든 회의는 공식적인 회의장에서 진행하고, 차후 혼선과 악용을 방지하기 위해, 회의록을 반드시 남겨 회의결과를 공유해야 하며,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그리고 민주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주지하디시피 우리 노동시장 구조의 가장 큰 문제는 양극화에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양극화 원인을 정규직 노동자의 기득권으로 왜곡하고 전가하는 이데올로기 공세를 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정부의 국정 최우선 과제가 고용률 70%달성과 중산층 70% 복원이었지만, 현재 정부가 제기하고 있는 정규직 과보호론에 입각한 하향평준화 정책은 나쁜 일자리를 양산하고, 고용불안을 초래하여 궁극적으로 중산층을 붕괴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아울러, 내수침체와 경제위기의 악순환을 불러올 우려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정부 정책은 또한, 사회적 긴장과 갈등을 조장하는 일입니다. 부모세대의 임금을 깎고 손쉬운 해고가 되어야 자녀세대인 청년이 고용된다는 것은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기는 것입니다. 정규직이 기득권을 포기해야 비정규직의 노동조건이 개선된다는 논리 역시 “정규직 대 비정규직의 대결을 조장하는 것으로서 한국사회는 끊임없이 뺏고 빼앗기는 갈등과 대결로 치닫게 됩니다.
최근 언론보도와 같이 사회적 대화를 하자면서 엉터리 통계로 임금피크제의 효과를 부풀리거나, 언론사 등을 통해 여론을 호도하고, 국민을 기만하는 것은 사회적 대화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로 즉각 중단되어야 합니다. 정확한 통계와 올바른 사실관계 확인에 기초한 사회적 공론화는 제대로 된 정책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전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근본 문제는 재벌대기업의 ‘부의 대물림과 편중’ 그리고 ‘소득분배메커니즘 붕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실제로 IMF사태를 전후로 가계소득 비중이 OECD 국가 대비 2배가 하락한 반면에 기업소득 비중은 3배 이상 급등하였습니다. 또한, 노동소득분배율이 MB정권부터 50%대로 하락된 이래 회복되지 못하고, 실질임금은 비정규직 뿐만 아니라 정규직까지 정체‧감소하고 있습니다. 줄어든 소득은 부채로 전가되어 가계부채는 가파르게 상승하여 1130조원에 이르러, 한국경제 위기의 시한폭탄이 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하여 재벌대기업은 사내유보금 711조원을 쌓아 놓고 투자와 고용을 등한시하고 있고, 지난 3월 기업들이 배당한 현금총액은 15조를 돌파, 사상 최대를 기록하였습니다. 당시 10대 그룹 총수의 배당금은 전년도보다 35.3%가 증가했고, 100억 원 이상 고액 배당을 받은 19명은 재벌총수와 재벌일가 일색이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오히려 재벌일가에게 배당소득증대세를 통해 세금감면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한국노총은 작년 말부터 전개한 100일간의 노사정협상이 결렬되고, 정부주도로 일방 강행 추진되는 노동시장구조개악에 맞서 사상최대 여름투쟁을 전개해왔습니다. 5월 1일 노동절 전국노동자대회, 총파업찬반투표, 국회 앞 무기한 철야농성을 통해서 대중적이고 조직적인 저지를 결의해왔습니다. 특히, 6월 15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한 전국적인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총 조합원의 57.3% 참여하여 89.8%가 찬성하는 새로운 투쟁의 역사를 만들어 냈습니다.
폭염과 장마가 기승을 부리는 7,8월을 가장 치열하고, 가열차게 전개한 사상 최대 규모의 여름투쟁의 결과 정부의 일방적인 일반해고, 취업규칙 변경 가이드라인 추진은 지금까지 중단되었고, 이것은 한국노총 전조직의 일치단결된 투쟁의 적잖은 성과일 것입니다.
한국노총은 투쟁을 전개하면서 현장과 소통하며, 더욱 굳건한 조직적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한, 우리 조합원들의 입장만 앞세우지 않고 전체 1900만 노동자의 절박한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투쟁과정에서 조직안팎의 다양한 입장과 진통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민주성을 생명으로 하는 노동조합의 조직운영과 발전 그리고 효과적인 투쟁을 위한 진통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장과 함께, 국민과 함께’ 한국노총은 전통적으로 현장 조합원은 물론이고, 국민에게 신뢰와 지지를 받는 노동운동을 표방하고 실천해왔습니다. 노동조합은 책임 있는 경제사회주체로서 올바른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국민에게 알려 내고 관철시킴으로써 역사적 책무를 다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제 한국노총은 저지하는 투쟁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우리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인 양극화 해소와 청년실업대책 및 재벌개혁 등 한국사회 시대적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대책을 제시하고, 협상을 통해 그 결실을 거두고자 합니다.
어제, 한국노총 중앙집행위원회 결의에 따라 어렵사리 대화의 길이 열렸습니다. 본격적인 노사정위 대화재개에 앞서, 공식회의는 아니지만, 오늘 오후 5시 노총, 경총, 고용노동부, 노사정위원회 대표자 만남이 있습니다. 대화와 협상을 통해 노사정간 현안 해결이 가능한지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공식적인 노동시장구조개선특위 협상 재개 시기와 방법은 정부의 태도에 달여 있습니다. 노동시장구조개선 관련 모든 의제의 해법을 공식적인 노사정위 협상에서 논의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정부가 LH 등 8월말 시한을 목표로 노조의 동의 없이 개별 노동자의 손목을 비틀어 일방강행 추진하고 있는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도입 역시 즉각 중단되어야 합니다. 이와 같은 한국노총의 공식 입장이 정리되어야 노사정위협상은 개시될 수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임금피크제 등 공공부문 현안은 별도의 노사정위원회 특위에서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합니다.
이제, 양극화 해소를 위한 진정한 개혁 의제를 논의해야 합니다. 우리 아들딸이자 형제자매인 청년들에게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주어야 합니다.
실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를 나누면 62만개 청년일자리가 만들어집니다. 상시·지속적 일자리는 정규직 직접고용 원칙을 세우고, 청년인턴제를 폐지해서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좋은 일자리 40만개 창출이 가능합니다. 청년고용할당제를 민간대기업까지 5%로 확대하면 청년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 23만개 창출이 가능합니다.
청년고용촉진세 도입(10대 재벌 사내유보금에 세율 1% 적용하면 6조원 조성 가능), 고액연봉자 재원분담(고위공무원과 국회의원, 공공기관의 임원과 감사는 일정 연봉기준 초과분을 청년고용 재원으로 갹출), 청년구직자에게 실업부조를 도입해야 합니다.
청년이 서야 조국의 미래가 있습니다. 저는 한국노총 위원장으로서 이와 같은 청년 고용확대 및 질 개선을 위한 일자리연대협약을 정부와 국회, 사용자단체에 제안합니다.
한편, 극심한 양극화문제 해소를 위해서는 이땅 가장 열악하고 낮은 곳에 서있는 중소영세비정규, 특고 노동자에게 헌법 33조가 정하고 있는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고, 5인 미만 종사자까지 근로기준법을 확대 적용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재벌개혁 경제민주화를 통해서 원청 재벌대기업의 갑질 횡포로부터 하청중소영세기업을 보호하고, 무너진 자영업 골목상권을 지켜야 합니다. 가계지출 중 1/3을 차지하는 주거, 의료, 교육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확대하고, 빈곤 해소를 위한 최저임금 현실화와 보호대책을 촘촘히 재설계해야 합니다. 공평과세 조세개혁 역시 양극화 해소의 핵심적인 정책수단이자 필요충분조건입니다.
이렇게 할때 만이 대한민국의 사회통합과 양극화 해소 그리고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이제는 141일간 한국노총이 벌인 투쟁의 결과를 바탕으로 협상의 장에서 결실을 거두고자 합니다. 한국노총이 요구하고 있는 노동기본권 보장확대,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사회안전망 강화 등이 그 핵심내용입니다.
투쟁에 기초한 협상으로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막아내는 한편, 우리의 핵심 요구를 제도개선으로 실현시켜 낼 것입니다. 한국노총은 이 문제에 대하여 어제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서 중지를 모아냈습니다.
현장의 명령을 받아 한국노총이 제시한 노동시장구조개선의 큰 그림의 실현을 위해 우리는 국민과 함께 도도한 대장정을 시작할 것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을 자본과 돈 중심이 아니라 사람중심으로 노동이 존중되는 평등복지사회를 만드는데 국민여러분의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여야 정치권도 앞 다투어 노동특위를 구성하여 가동하고 있는 바, 노사정 대화의 원활한 진행은 물론 귀중한 결과가 도출되어 제도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 당부 드리는 바입니다.
2015년 8월 27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